향기로운 글

자연 앞에서 / 법정스님

덕 산 2022. 7. 7. 11:02

 

 

 

 

 

자연 앞에서

 

고요하고 적적한 것은 자연의 본래 모습이다

달빛이 산방에 들어와 잠든 나를 깨운 것도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달의 숨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도

이 모두가 무심이다

 

바람이 불고, 꽃이 피었다가 지고,

구름이 일고, 안개가 피어오르고,

강물이 얼었다가 풀리는 것도 또한,

자연의 무심이다.

 

이런 일을 누가 참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다면 자연 앞에

무심히 귀를 기울일뿐,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받아들이려면

입 다물고 그저

무심히 귀를 기울이면 된다.

무심히 귀를 기울이라.

 

 

 

 

 

 

 

자연은 우리 인간에게 영원한 어머니일 뿐 아니라

위대한 교사이다.

자연에는 그 나름의 뚜렷한 질서가 있다.

 

자연은 말없이 우리에게 많은 깨우침을 준다.

자연 앞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 같은 것은 접어 두어야 한다.

 

그래야 침묵 속에서 우주의 언어를 들을 수 있다.

침묵이야말로

자연의 말이고

우주의 언어이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침묵의 의미를 배워야 한다.

그리하여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달아야 한다.

 

- 법정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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