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유치환
끝내 올 리 없는 올 이를 기다려
여기 외따로이 열려 있는 하늘이 있어
하냥 외로운 세월이기에
나무그늘 아롱대는 뜨락에
내려앉는 참새 조찰히 그림자 빛나고
자고 일고
이렇게 아쉬이 삶을 이어감은
목숨의 보람 여기 있지 아니함이거니
먼 산에 雨氣 짙은 양이면
자욱 기어드는 안개 되창을 넘어
나의 글줄 행결 고독에 근심 배이고
끝내 올 리 없는 올 이를 기다려
외따로이 열고 사는 세월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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