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우리가 가는 길 / 목필균

덕 산 2022. 5. 28. 13:12

 

 

 

 

 

우리가 가는 길

                - 목 필 균 -

 

 

손 흔들지 않아도 흘러가더라

불끈 힘주며 솟아나는 새순도

환하게 불 밝히는 꽃들도

시퍼렇게 그늘지는 여름도

 

몇 순배 돌아도 취하지 않는

생생한 목숨들인데

그 눈물 다 모르는 척

무심히 흘러만 가더라

 

새벽 열리는 강가에 서면

안개 속 내가 숨겨지고

우연히 마주치던 우리

그렇게 숨겨지고

 

쌓여진 연륜이

덜그럭거리며 쫓아온 이즈음까지

아득히 잊혀졌던 묵은 정 품고

기약 없는 길 다시 또 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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