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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 / 이해인

덕 산 2022. 5. 26. 12:56

 

 

 

 

 

오월의 시 

        - 이 해 인 -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축복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소서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 눈을 씻게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의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기도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오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조용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요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으로 물 흐르게 하십시요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없이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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