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장미, 네게서 / 淸草배창호

덕 산 2022. 5. 16. 11:16

 

 

 

 

 

장미, 네게서 / 淸草배창호

 

아름다운 건

눈이 아니라 마음이란 걸 알면서도

곱게 저물 수 있는 네 모습이

윤슬에 씻긴 초록빛 잎새마다

새벽 찬 이슬처럼 전율을 일게 한다

 

바람이 불면 바람 따라

때 되었노라 지고 말 꽃이라 해도

눈부시게 사랑을 향한 행간이

이미 내 안에 흉금 없이 스며든

참고 기다림이 다반사인데

 

오뉴월, 하늘을 품었듯이

하루가 다르게 스며드는

열정의 이 탄성을 어찌하랴,

가시에 찔러 상처가 남는다 한들

미려한 널 어찌 모른 체할 수 있을까

 

미혹의 경계를 건너고 싶은

바람의 이랑 속에서 환청을 앓는다 해도

미어지도록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네게서

첨삭할 수 없는 통속通俗이라며

사랑이기를 배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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