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 곽재구
- 소포리에서
그 보리밭에선 작은 새소리가 들렸다
바람은 산 다랑치논들의 경계를 가만히 흔들고
멀리서 날아온 송홧가루가 전설처럼 마을을 덮었다
그 보리밭에선 해질 무렵까지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다
바다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의 굽은 등 위로
마을의 불빛들 희미하게 피어나고
소쩍새 울음 피나게 사람들의 자녁 밥상을 적실 때에도
산등성이 그 보리밭에선 하모니카 소리가 들렸다.
- 곽재구 “참 맑은 물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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