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冬柏 /淸草배창호
홀로 봄빛을 자랑하는 눈 속의 섣달에도
바람서리를 맞아가며 핏빛으로
꽃을 피울 수 있는 자신만의 색깔은
삭막함을 버텨 낸 가지에서
동안거에 익숙한 붉은 꽃잎은
四月의 봄날에도 느즈러지고 있다
초록의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변함 없는
반지름 한 고유의 형상이
놀랍도록 운치에 어울리는 가락으로
더 할 수 있는 건 동박새 곁 지기로
꿈에도 그리는 회포를 풀었기에
욕망, 또한 그렇게 잠재울 수 있었는지,
마지막 길을 가고 있는 어느 날
질 때는 무심할 정도로 툭툭
송이째 떨어져
하늘을 향해 마침표를 찍는 선택에
매화와 동시에 피는 눈이 시리도록
누리는 동백冬柏의 환희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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