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암연暗然 / 淸草배창호

덕 산 2022. 4. 29. 13:57

 

 

 

 

 

암연暗然 / 淸草배창호

 

빛조차 스멀스멀한  희붐한 이맘때면

가로등 아래 반복으로 여닫는
종과 횡으로 거미줄 쳐진 도시의 안팎에
고단한 하루를 깨우고 있다

 

파리한 각과
음습한 잿빛으로 공존하는 조류에 편승해
끊임없이 거듭나려 하는
바람은 소리조차 남기지 않는다

 

시대상을 읽지 못하는 이중의 잣대는
날로 진화로 거듭해
허기진 얼굴들이 곳곳에 침투하여
쉬이 드러낼 수 없는 망상으로 그려졌어도
지평의 군상群像들이 거르지 않는 통속을 일군다

 

기회의 땅으로 꿈꾸는
천정부지 가늠할 수 없는 누각과 군중,
하루가 다르게 우후죽순의 대열로
변천의 숲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섰다

 

분에 넘치는 도시의 야경이
제동장치 없는 마지노선이 아니길
첨삭할 수 없는 창가에
달그림자 서린 댓잎 소리만 처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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