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四月의 등꽃 / 淸草배창호

덕 산 2022. 4. 19. 14:12

 

 

 

 

 

四月의 등꽃 / 淸草배창호 

 

바람이 곁에서 머물다
산등성이를 넘어가듯이
머무름이 짧은 꽃의 일생처럼
가장 내밀한 속 뜰을

기척 없이 피었다가
질 때까지 더없는 충만을 베풀었습니다

 

푸른 산과 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산사의 연등을 밝힐 이맘때면
시름겨운 세상을 바라보는
짧은 봄날의 소나기 사랑을
아낌없이 피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웃을 닮으려 하지 않고
자기 나름의 꽃을 피우는
四月의 봄비를 사랑하는 것과 같이
미망에 찬 지난 옛사랑이지만
닿을 수 없는 하늘을
지척에 걸어 두고 싶은데, 어찌하리까 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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