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이라는데
- 이 향 숙 -
딛었던 발자국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화살처럼
꽂히는 햇살 하나에도 어지럼증이 인다
뛰어내려 안기고 싶은 짙푸른 물무늬
절망은 빛나는 귀엣말처럼 속삭이고 감겨오는데
절벽 끝 바다가 더 간절한 건 너를 닮은 잠언
길 따라 오르며 나올 때 발목이 자주 툭툭 꺾이고
둘러싸인 그들은 자꾸만 뒤뚱거린다
끊어지고 기울어진 십자가는 어느새 높은 탑이
되어 비스듬한 안개가
안간힘을 다해 감싸 쥐고 있다
서서히 부서지고 아무것도 아닌 듯
스러져 갈 수 있을까
그래도 괜찮을까 ◦까보다로까
- ◦까보다로까 - 유럽 대륙 포루투갈 땅 끝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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