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이 파르스름해 질락말락
손끝에 꽃물이 들락 말락
기억조차 가뭇한 시절이 꿈처럼 깨어나고
해지는 강둑 어디쯤 자주 걸었다
그해 겨울 들녘에는 때 이른 추위가
숫ㄴ처가 없는 반송 된 편지처럼 돌아 다녔다
밀어내도 안으로 좁혀지는 빛은 자주 새어 나갔다
그 빛 안에 그림자를 만들고 여린 꽃무늬를 수없이
찍어 봐도 눈빛에 손발을 켜켜이 매어 달아도
마주치지 못하므로 흐르는 별처럼 비껴가고
떠돌던 시절
어쩌다 머뭇거리다가 소리 내어 읽지 못한
네 안쪽의 온도나 습도 같은 것
영영
질락 말락, 들락 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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