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곁 / 이향숙

덕 산 2021. 7. 14. 10:08

 

 

 

 

 

곁 / 이향숙

 

가까이 자주 내주지 않는 것은

오래도록 그립지 않게 의 같은 말

 

모랫벌은 바다의 노래를 듣고

바다는 모랫벌을 끌어안으며

때로 얕게 때론 깊숙이 서로를 적셔 갔을 뿐

 

곁에 있어도 다 알 수 없지, 속마음

그 언제부터 곁을 잃은 우리

 

보랏빛 갯 메꽃 가득한 모래언덕

맨발로 돌아 나오는 길

 

너를 밟지 않으려 조심조심 발 디디는

간절한 네 곁

 

바다가 되고 물이 되어

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부르는 목소리를 잃은 것처럼

영영 그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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