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 / 이향숙
가까이 자주 내주지 않는 것은
오래도록 그립지 않게 의 같은 말
모랫벌은 바다의 노래를 듣고
바다는 모랫벌을 끌어안으며
때로 얕게 때론 깊숙이 서로를 적셔 갔을 뿐
곁에 있어도 다 알 수 없지, 속마음
그 언제부터 곁을 잃은 우리
보랏빛 갯 메꽃 가득한 모래언덕
맨발로 돌아 나오는 길
너를 밟지 않으려 조심조심 발 디디는
간절한 네 곁
바다가 되고 물이 되어
물이 되고 바다가 되어
부르는 목소리를 잃은 것처럼
영영 그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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