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무나 강에게
- 이 향 숙 -
다른 건 염두에 두지 않을게
데칸고원 야외 천막에서 태어난 14번째 아이는
열병의 꽃으로 다시 돋아나도 편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22년을 공들여 줄게
더 지극히
그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자무나 강을 바라볼게
오래도록 붉게 물든 노을이 사라지는 날들
날마다 지켜볼게
천 마리의 코키리를 모셔다 가여운 순백의 손가락에
희디 흰 대리석을
깔아 줄게
청금석 수정 터키석 마노 산호
그들만의 빛을 거둬서 꽃무늬를 새겨줄게
우리만이 아는
비밀한 문양으로 희디 흰 눈물의 신화를 새길게
평생 갇힐게
아그라 성에 갇혀 너만을 바라볼게
일생의 낙으로 알게
그렇게 살게
경전에 새긴 꽃에 되풀이 할게
뭄타즈 마할, 마할 마할
그대 이름으로 입 밖을 떠도는 노래가 될게
남은 생을 유배되어 줄게
전하지 못한 말
평생 곁에서 할게
눈부신 대칭의 집
눈뜨지 않는 잠 속에서 네 곁에 있을게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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