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자무나 강에게 / 이향숙

덕 산 2021. 3. 9. 14:54

 

 

 

 

 

자무나 강에게

                - 이 향 숙 -

 

 

다른 건 염두에 두지 않을게

데칸고원 야외 천막에서 태어난 14번째 아이는

열병의 꽃으로 다시 돋아나도 편안히 눈감을 수

있도록 22년을 공들여 줄게

더 지극히

 

그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자무나 강을 바라볼게

오래도록 붉게 물든 노을이 사라지는 날들

날마다 지켜볼게

 

천 마리의 코키리를 모셔다 가여운 순백의 손가락에

희디 흰 대리석을

깔아 줄게

 

청금석 수정 터키석 마노 산호

그들만의 빛을 거둬서 꽃무늬를 새겨줄게

우리만이 아는

비밀한 문양으로 희디 흰 눈물의 신화를 새길게

 

평생 갇힐게

아그라 성에 갇혀 너만을 바라볼게

일생의 낙으로 알게

그렇게 살게

 

경전에 새긴 꽃에 되풀이 할게

뭄타즈 마할, 마할 마할

그대 이름으로 입 밖을 떠도는 노래가 될게

 

남은 생을 유배되어 줄게

전하지 못한 말

평생 곁에서 할게

 

눈부신 대칭의 집

눈뜨지 않는 잠 속에서 네 곁에 있을게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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