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숙 시인님 글방

새들의 전서

덕 산 2021. 3. 2. 17:14

 

 

 

 

 

새들의 전서

 

검은 모래 위 발자국

수만 개가 엉겨 붙은 거룩한 꽃무늬

어지러운 문자를 따라 곰곰히 들여다보니

난독증이다

얼마를 서성거렸을 조형문자

너도 어찌할 바를 몰라 묵묵히 서서 고개를 파묻고

버텼던 시간

바람이 이는 방향으로 시린 결들이 금 긋고 간 자리

 

품고 싶어도 품을 수 없는 그런 바다가 있다

어두워져야 비로소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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