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우(khw***) 2019-08-04 18:51:34
요즘 참 더우시죠.. 그래서 차가운 것을 많이 찾게 되는데 기실은 사람의 몸은 차가운 것 보다는 따듯한 것을
늘 가까이 하고 또 공급하여 주어야 유익하다고 건강에 관련이 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한 결 같이 말을 합니다.
그래서 한 여름 샤워도 따듯한 물로 하라고 하고 또 더워서 헉헉 대며 물을 마실 적에도 찬 냉수가 아닌 최소한
미지근한 보통 온도의 물을 마시라고 각종 방송 매체 등에서도 연일 권면하는 모양들을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중의 몸 건강’ 보다는 ‘당장의 시원함’을 더 원하기에 우선은 이 같은 여름 더위를 차가움과 시원함으로 풀어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 여름에 따듯한 물을 마시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시원한 냉수를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니 모두라고
하여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또한 분명 근거가 있고 또 증명되어진 것이기에 그렇듯 전래되어지고 전해진 것이 분명하겠지요. 의사 한의사
할 것 없이 모두가 권하는 여름음식은 그렇듯 ‘차가운 음식’이 아니라 ‘따듯한 음식’입니다. 즉 몸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무더운 여름 더위를 더 잘 이겨내려면 ‘차가운 냉면’ 보다는 ‘뜨거운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권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그렇게들 많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삼계탕이나 보신탕은 여름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차게’해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직 뜨겁거나 아예 펄펄 끓는 것을 가져다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곤 하지요. 그렇게 먹고
나서는 “어 시원하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만 뭐 속이 후련하고 시원한 감이 든다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누가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그러한 모양으로 일부러 몸의 건강을 생각하여 찾게 되는 ‘보양식’으로가 아니라면
차고 시원한 것을 놓아두고 누가 더운 것 뜨거운 것을 찾겠습니까. 냉장 음료수.. 빙수.. 아이스크림 등이 한 여름에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그래서 오직 ‘입과 마음을 시원하게’ 하기 위하여서입니다. 입술과 입안에 차가운 것을 닿게 하고도
넣어줌으로서 우선은 차가움과 시원함을 잠시나마 몸으로 느끼게 하고 그 모양을 반기는 마음 역시 잠시
잠깐 무더위의 온도를 물리치고 잊게 하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부터 전해오는 말이며 또 저도 어릴 적에 많이 들어 본 것으로 “차가운 것 먹지 마라 배탈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과연 차가운 것을 먹고 배탈이 난 친구들과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저도 포함되어 있고요.
반면에 물론 저 개인적으로 조사를 해보거나 연구를 하여 본 것은 아니지만 ‘따듯한’ 것이나 ‘뜨거운’ 것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사람은 지금껏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쯧, 그래 옛말이 틀린 것이 없구나.. 하게도 됩니다.
저 어릴 적에는 노상 곧 ‘길거리 빙수’가 많았습니다. 허름한 리어카 위에 쓱싹쓱싹 얼음을 잘게 부수고 갈아주는 푸른 색
빙수기를 한 대를 장착하고는 손님이 오면 그것으로 그 자리에서 만든 얼음가루를 한 그릇 수북이 담고 거기에다가 빨강
파랑 등으로 알록달록한 색깔들의 물감 같은 물(물론 식용이겠지요)을 마치 고명을 얻는 것처럼 쭉쭉 쏘아서는 미숫가루
한 숟갈을 그 위에 얹어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팥빙수’가 있었지만 그 보다는 그 ‘물감 빙수(!)’의 가격이
훨씬 저렴하였기 때문에 많이 애용들 하였지요.
무더운 여름날 그것을 받아들고 급한 마음에 꿀꺽꿀꺽 들이켜 먹고 마시다 보면 아차! 뒷목이 뻣뻣해지면서 머리가
띵하면서 아파오는 경험들을 아마 그때 그 시절을 보내신 분들은 다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는 잠시 빙수
먹는 것을 멈추고 뒷목을 주물러주거나 머리를 감싸 안거나 만지거나 하여 따듯하게 하여주어야 한다고 어른들은
말씀하시곤 해서 그렇게들 하곤 했는데 지금에 와서야 알게 된 것은 그러한 현상은 의학적으로도 ‘대단한 위험수위’에
오른 모양이라고 합니다. 자칫 크게 위험해 질 수도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그 자리에서 쓰러지거나 하여 병원으로
실려 가고 또 겨우 겨우 진정시키는 것으로 위험과 위기를 모면하는 이들이 있음을 보아왔고 저 역시 그렇게 까지는
아니더라도 뒷목이 땡기고 머리가 띵 한 경험을 너 댓 번 이상 한 기억이 납니다.
당시 어른들의 말씀으로는 ‘머리로 올라가는 핏줄이 차가운 기운에 잠시 얼어서 피의 흐름이 멈추어졌기 때문이다’ 라고들
하셨는데 의학적 바른 설명으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마도 역시 거기에 근사한 것이 아니겠는가 합니다.
사람은 무엇을 먹든지 거기에 함께 실려 들어가는 산소와 양분들의 75%이상이 먼저 머리로 간다고 하지요. 그리고는
다른 곳 즉 몸 속의 각종 장기들과 팔 다리로 보내져서 기운이 되고 몸을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만큼
사람에게는 머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래서 맑은 공기 좋은 냄새를 맡게 되면 먼저는 ‘머리가 상쾌하여진다’라고 말들 하게 되고 반대로 오염된 공기 썩은
냄새 등을 맡게 되면 얼른 코를 쥐게 되면서 ‘머리가 아프다’라고 합니다. 곧 신체내로 들어오는 것 그것이 공기이든
음식이든 우선은 머리가 먼저 반응을 하고 또 심사(!)를 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들 하는데 수긍을 하며 머리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까 그렇다고 끄덕이는 것도 역시 머리네요. 허허.
그러나 따듯한 것은 물론 뜨거운 것을 먹을 때에 혀와 입술을 데기는 할망정 머리가 아프다거나 뒷목이 띵 하여져서
주물러 주어야 했었다는 말들은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특히 언젠가 외신에서도 크게 전하였던
것처럼 이 세상에서 우리나라 대한민국 사람들이 ‘음식을 가장 뜨겁게’ 먹는 민족이라고 하지요. 생식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 아니라면 이 세상 거의 모든 사람은 음식을 다 ‘불에 익혀’ 먹지요. 그런데 그 ‘익히는 불’을 아예 식탁까지 가지고
올라가서 ‘펄펄 끓여가면서’ 먹는 것으로 입술과 입천장 그리고 혀를 데어가면서 까지도 계속 후후 불어가면서 그
‘섭취의 모양’을 멈추지 아니하는 민족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거의 유일하다고 소개를 하였습니다.
물론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도 불이 식탁까지 올라오는 모양으로 사용되어지는 경우들이 있고 서양 쪽에서도 음식에
따라 혹 볼 수도 있는 모양이라고는 합니다만 그 대개의 용도가 ‘음식의 일정온도’를 유지하는 것 즉 따듯하게 하는
정도로의 것으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아예 식탁 위에서 ‘탕과 찌개와 전골의 펄펄 끓는
용솟음’의 모양을 목적으로 하며 또 그러한 것을 선호 한다는 모습이 특이하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생각해 보면
펄펄 끓는 순두부나 곰탕 삼계탕 전골 종류 등을 운반용 전문 집게로 집어다가 그것을 주문한 손님 앞에 놓아주는 우리네
식당 안 모습들이 낯설지 않은데 서양이나 다른 나라에도 그러한 모습이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무리 추운 지방의 사람들, 예를 들면 미국의 알라스카 사람들이나 러시아의 시베리아 사람들도 그렇게 ‘식탁에서
펄펄 끓어가면서’ 음식을 먹는 문화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추운 나라도 아니면서 왜 그러한 뜨거운
음식문화가 생겨난 것일까요.. 허허 이것은 순전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그러한 이유 중에 하나를 우리 조상
선대들이 선호하여온 ‘뜨거운 밥’에서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합니다. 한 마디로 ‘뜨거운 것’ 먹기를 좋아하였다는 것이지요.
한 예로 저 어릴 적에 우리 어머니들은 겨울에는 물론 여름에도 밥을 그릇에 담아 뜨거운 구들장 아랫목에 놓아두고는
두터운 이불로 덮어 놓곤 하셨지요. 가족들에게 ‘뜨거운 밥’을 먹이기 위한 것이었고 과연 그 뜨거움이 얼마나
강렬하였던지 아무 생각 없이 그 속에 발을 불쑥 넣었다가는 “앗뜨거!!”하고 난리를 피우게 되곤 하였습니다.
뜨거운 것이 몸에 유익하고 건강에 좋다는 것을 익히 알았기 때문일까요..? 전래되어 내려오는 여러 가지 의학 관련
서적에서도 ‘차가운 것’에 유해를 말하고 ‘뜨거운 것’의 유익을 말하는 진단과 처방의 말들이 적혀있는 것과 그렇게
살아온 우리네들의 모습들을 돌아보게 되면서는 그래.. 찬 것 보다는 뜨거운 것을 더 먹어야지 하게는 됩니다만,
우리들의 몸 특히 입맛은 얼마나 간사한지 ‘몸의 보양’ 보다는 ‘입의 맛’을 더욱 찾게 되고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에는
더욱 그러하여 오직 차가운 것 냉동의 모양만을 선호하고 또 찾게 됩니다. 하기는 옛날 임금님들도 그러하셨기에 석빙고
같은 곳에 얼음을 보관하였다가 한 여름에 꺼내어 드시며 더위를 달래셨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이조 5백년사에 60나이
곧 환갑을 넘겨 사신 임금님이 불과 몇 명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라고 한다면 너무 비약하는 것이라고 하겠지요. 허허.
아무튼 이 무더운 여름 차갑고 시원한 것으로 입술도 지친 마음도 달래셔야 하지만 그래도 역시 속 깊은 건강을
생각하시고 유지하시기 위하여서 따듯하고 뜨거운 것을 내 몸속에 때때로 공급하시면서 선조들의 지혜에도 감사하고
활기와 활력을 더하는 육체의 강건함으로 모든 무더위의 폐해를 다 물리치고 이겨내는 이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 산골어부 201984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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