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흥서(khs***) 2019-01-06 17:46:46
어제 새해가 되었다 며 나가 궁금해 하는 외손주에 대한 안부를 보여주려 외손주들을 데리고 딸아이가 다녀갔다.
2주에 한번은 꼭들려 같이 밥을 먹고 커가는 손주들을 보게 해주어 기특하다. 만나서 별일없이 웃고 떠들고 그나름의
생각과 교류하며 시간을 보내고 돌아가는 것이지만 외손주들 에게 가족사랑을 알게하는 것이 나의 일 이라 생각했다.
이학년 올라가는 큰손녀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 고 말해주었다.
나도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고향으로 내려 올때 욕심껏 터를 잡고 집을 지었었다.힘이 남아있고 전원생활을 하며
일을 할수 있는 직장이 곁에 있어 과감히 도시에 주거를 털어내고 내려온지 어언 20여년이 넘었다
텃밭을 가꾸고 나무를 심고 정원석을 수도없이 실어다 마당곳곳에 쌓았다. 동네 사람들이 멋지다 좋다 감탄을 자아내면
나도모르게 공연히 자랑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집이 너무 버거워지고 있다. 무겁게 짐을진듯 벗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제일 앞에서서 올해의 풀엉야할 숙제라고 나를 독촉한다. 외손주는 "왜 이사를 가세요? 가지말아요..
이렇게 마당도 있고 좋은데.." 라며 말했다
집안 곳곳에 살아온 자취가 가득하여 하나하나 버리려 생각하고 하면 그 물건들과의 추억이 아롱거려 선듯 버리지 못했다.
아내도 "이사를 하면 많은 것을 버릴 것이다" 라고 내앞에서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것이 혹시 내마음이 변하지 않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돌아가려는 사위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수석, 도자기, 양주,그림, 들을 시간내여 가져가라 했다.
큰 병이 들어 수술을 한 후론 술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기에 한창때 명절선물로 중요한 자리였던 양주가 켜켜히
먼지를 덮고 있어 가져다가 손주 결혼 할때나 좋은 친구들과 조우할때 마시면 좋을 것이라 말했다.
이곳은 수석의 산지라 좋은 수석이 많이 발견되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에 수석 모임을 만들어 수집한 수석들이
사무실과 집안 곳곳에 놓여있지만 세월이라는 녀석이 그존재 가치마져 가물거리게 하여 딸이 원하면 가져가라 하였다.
만일 싫다하면 시청 같은 기관에 기증을 하려한다. 외손주 손을 잡고 외식을 하러가며 잠시 생각했다.
"지금같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게 살아있는 동안 이 편안한 마음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학년 올라가는 큰 손녀가 "우와 별이다...별이 많다...할아버지 별좀봐요.." 어둠이 내려앉은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감탄을 하는 손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더 행복했다.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나? 언제 이렇게 기력을 잃고 늙은 세월속에 파랗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그 먼먼 여행을
문득문득 생각하게 되었는가? 스치듯 회한이 바람처럼 지나갔다. 인생 100세 시대를 듣고 보며 문득 내앞에도
그숫자가 존재할수 있을가? 생각했다. 그것조차 욕심이다 .가끔 찾는 사찰의 스님은 늘 *탐, 진, 치(貪,瞋,痴),를
내려놓으라 했건만 이나이에도 또 무엇을 기대며 버티려 하는 지 스스로 물었다. 지나간 것에 대한 미련조차
허풍이라 생각이 들때 노을 지는 산에 붉은 빛이 스러지며 어둠이 서서히 밀려오는 것을 밀쳐내고싶다.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는 아내의 손놀림이 고맙다. 큰 수술을 두번이나 한 몸둥이를 지탱하게 하려는 아내의 손끝이
너무차거워 나의 따듯한 두손으로 아내의 손끝을 잡고 잠시 내 온기를 건네주었다. 혼자된다는 것은 정말로 큰 슬픔이라며
아내의 정성어린 음식이 차려진 식탁에 마주한 시간은 어찌보면 이 세월의 거룩함이다. 외손주들이 우리가 시킨
일인분의 음식을 거뜬히 먹었다. 나와 아내는 조금 남겼지만 제앞의 몫을 천천히 다 먹는 것을 보고 행복했다.
정말 잘먹고 잘자라서 건강하게 이세상의 일원이 될 것같은 기대감으로 기분이 좋았다.
2019년 이 벌서 1주일이 지나갔다. 정말로 시간은 잘도 지나간다.나는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 해도 그시간 처럼
내 인생도 그 와더불어 지나가고 있다. 올해는 꼭 마지막 숙제를 풀고 작은 잔잔한 행복으로 마무리 하려한다.
그리고 짊어지고 있던 짐들을 하나하나 내려놓고 정말로 가볍고싶은 게 2019년의 새해의 바램이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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