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기억이 소중함을 배우게 된다.

덕 산 2018. 12. 31. 09:14

 

 

 

 

 

 

 

 

 

이철훈(ich***) 2018-12-30 13:40:56

 

단체 카톡방에 36년전의 졸업여행사진을 올린 친구덕분에

오랜만에 친구들 간의 카톡소통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졸업여행이다 아니 그 전 일이었다 하는 식으로

기억이 각자 다른 혼란한 상황이 잠시 연출되었다.

 

오래된 낡은 사진 한 장 속에서 사진촬영에 늦게 도착해 친구들 사이에 얼굴만 간신히 보여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조금씩 과거의 일들이 기억나게 된다.

 

그동안 동기모임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은 친구의 얼굴을 36년 만에 사진으로 확인했지만

그친구의 이름이 금방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학창시절 가까이 지내지 않았던 친구이고 학교졸업 후 한 번도 만 적이 없고 소식도

모른 채 잊고 지냈으니 그 친구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한 것이다.

 

옛 친구의 얼굴과 외모, 같이 지내던 시절은 어느 정도 기억이 가능했지만

그 친구의 이름이 당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매일같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서로 간단한 인사정도는 나누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크고 작은 인연으로 여러 차례 만난 경우도 있지만 서로 짧은

만남을 통해 얼굴을 익힌 정도인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우연한 기회에 상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오는데 상대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아 순간 당황하고 어색한 만남이 된 일들도 있다.

 

분명히 상대는 나의 이름까지도 기억하며 반갑게 인사를 청해오는데

자신은 상대를 기억해내지 못해 쩔절 매는 경우에 상대를 알아보지 못하는

나에게 서운해 하며 지난 만남의 기억을 상기시켜준다.

 

자신의 머리속에 긴 시간 동안 축적되어있던 과거의 정보가 어떤 동기와 계기를

만나게 되면 잠복해있던 기억이 스파크가 튀는 것처럼 되살아나 비로소 기억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정도가 얼마나 강했나 그렇지

않았나에 따라 자신의 기억의 범위와 폭이 달라지게 된다.

 

 

 

 

 

 

물론 나이가 들어가며 당황하게 하는 신체적인 변화이외에도

젊은 시절과는 다른 기억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처음에는 실망하고 자신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의식적으로 기억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게 된다.

 

분명히 듣고 배우며 읽고 쓴 기억이 있지만 이를 제대로 전달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에게 크게 실망하고 좌절하고 만다.

 

사람마다 각자 기억하는 능력의 정도차이는 확실하게 존재하지만 기억을 보충하고

보강하는 작업과 노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회복 할 수 있는 것 같다.

 

과거의 기억을 회상하는 경우에는 희미하고 제대로 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에

너무 당황하고 놀라지 말고 과거기억에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잠재되어있는 기억을 끌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그리고 공적인 일인 경우에는 그 당시의 여론매체를 통해 과거의 기사와

정보를 조사해보는 작업을 통해 많이 복구 될 수가 있다.

 

현재의 기억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면 듣고 배우는 지식과 정보를 경청하고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반복기억장치를 가동해보는 것도 제대로 된 기억을 할 수가 있는 비결일 것이다.

 

과거의 실수와 잘못 등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잊고 싶은 기억 등을 머리 속에서

무조건 삭제하는 또 다른 잘못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자신의 나쁜 과오는 잊어버리고 자신에게 유리하고 좋은 기억만 남겨 놓는다면

지난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도 않고 다시 되풀이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어지다 보면 남의 잘못에는 날을 세우는 탓만 하게 되고

자신의 잘못은 전혀 인정하지 않는 내로 남불이 되고 만다.

 

사적인 만남에서도 구차한 변명과 핑계를 되는 것을 피해야하는데 공개적인

장소에서 이치에 맞지도 않는 구차하고 이해 할 수없는 괘변을 반복해서

태연하게 늘어놓고 있는 모습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자신에게 불리하고 나쁜 기억들은 아예 망각해버리고 자신은 그런 일을

상상도 할 수없는 완벽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무모한 만용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좋은 기억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특별한 상상력으로 발전시키고 나쁜 기억들은

반성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무장하게 되면 좋고 나쁜 기억 모두 다

자신을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출 처 : 조선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