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밥 먹었나?

덕 산 2012. 6. 18. 10:31

 

 

 

 

 

 

 

밥 먹었나?
내 나이 회갑이 코 앞인데...

여든이 넘으신 장모님 전화를 주고 받을 적에

늘 그렇게 첫 마디를 시작하는 18번이다.

우리 집안은 아버님 형제분에 고모님 한분

이렇게 3남매 모두 타계하셨다.

처가엔 장인께서 타계하신지 10여년...

이렇게 밥 먹었나? 하고 건네주는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건 오직 장모님 한분이시다.

삶이 고단하던 시절.....

이웃 간 만나면 식사를 했는지 확인하던 시절의 인사가

현재까지 나이드신 어른들께서 하시는 인사말의 서두이시다.


밥 외에는 아무것도 간식거리를 해주지 못해

늘 미안해하시던 부모님....

오늘 아침처럼 늘 그렇게 바라만 보아도 따뜻하고 포근하였는데....
밥 먹었나? 하는 소리를 오래오래 듣고 싶다.


오늘 아침 무척 포근하다.

봄 날씨 같이 옅은 안개까지 있어

젊은 아이들처럼 분위기에 젖어.... 묘한 기분이다.


조간을 뒤적이니... 온갖 경기가 어떻다느니 하는 내용 뿐...

희망을 전해주는 내용은 찿기 어렵다.


커피 마시며... 신문 뒤적이다

좋아하는 김영란이 부른 님의향기 까지 틀어 놓고

혼자 기분 좀 내고 있다.


요즘엔 아침시간엔 골프하는 사람이 적어 좀 한산하다.

좀 일찍 출근하여 나만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엊 그제 장모님과 통화하던 내용이 생각나서

두서없이 몇 자 올려보았네.

건강들 하게나....

 

--- 2002. 12. 10.(동심회 카페에 올린 글) ---

'삶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랭이 논 모심기  (0) 2012.06.30
우담바라 꽃을 보고나서...   (0) 2012.06.18
화 로  (0) 2012.06.18
옛 생각  (0) 2012.06.18
능소화  (0) 2012.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