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평

보수층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

덕 산 2017. 4. 5. 14:17

 

 

 

 

 

 

 

 

 

고성욱(koh***) 2017.04.04 23:05:21

 

2월 중순 나는 안희정을 보면 안철수가 보인다라는 제목의 글을 이 토론마당에 게시했었다.

그 당시 안희정의 지지율이 급상승했었는데 5~60대 보수층이 문재인에 대한 견제심리로

안희정을 지지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는 것이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이었다.

나는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이 승리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민주당 경선이 끝난 즈음에는

안철수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현재 안철수의 지지율이 그 당시 안희정의 지지율을 상회하는 것은 안철수가 안희정보다 중도적이며

대선 경쟁력 또한 안희정보다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층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대체로 네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보수진영의 몰락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보통 8년마다 정권이 교체됐다. 그런 공식이 깨진 적은 민주당의 카터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공화당의 레이건이 8년을 집권했고 이어서 부시가 4년 더 집권했을 때뿐이었다.

한국도 민주화 이후 보수적인 정권과 진보적인 정권이 10년 주기로 교체됐는데 그런 주기가 계속된다면

이번 대선은 진보진영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한 정당의 장기집권을

국민들이 허용하지 않는다. 더구나 지금은 보수정권의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하차 하면서 보수진영이

거의 궤멸된 상황이다. 그래서 보수층이 보수진영의 집권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고 진보진영의

대선후보 중 비교적 중도 성향이 강한 안철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안철수는 진보적인 정치인이지만

그의 인생과 정치 여정을 보면 문재인보다 보수적이다. 그것은 정치권과 일반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분명한 사실이다.

 

2. 대선 프레임

이번 대선은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결이 아니라 과거세력과 미래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다.

안철수는 정치권에 들어올 때부터 지금까지 늘 미래를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도 미래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문재인을 미래세력의 주역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화 이후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립은 갈수록 첨예화 되면서 이제는 어느 진영이 집권해도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다.

최근 탄핵정국에서 나타난 촛불시위와 태극기시위의 대립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촛불세력의 입장에서는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그들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보수층을 포함한

국민 다수의 시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난 9년간 민주당은 보수정권의 국정운영에 흔쾌히

협조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민주당이 주도한 수많은 촛불시위를 지켜본 보수층이

그들의 집권에 동의하겠는가? 그래서 그들이 대안으로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 아니겠는가.

 

 

 

 

 

 

3. 문재인의 정견

탄핵정국에서 문재인은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지 않으면 혁명밖에 없다고 했다. 말실수라면 대선후보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고 진심이라면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발언이다. 그가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단순한 말실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이 집권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방문하겠다고 했다.

권력을 위해 고모부와 이복형을 죽인 잔인한 독재자 김정은을 대화상대로 인정한다는 것인데 설령 남북한

정세가 급변해서 그와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그런 말은 일반적인 국민정서에 맞지 않기

때문에 대선후보로서 섣불리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 안철수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는가? 결국 문재인의

그런 정견들이 쌓이면서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문재인만은 안 된다는 두터운 비토층이 형성됐고

그래서 안철수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 아니겠는가.

 

4. 안철수의 이상

안철수는 히포크라테스의 길을 가면서 사회에 기여하고자 했던 의사였다. 그런데 컴퓨터가 인간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회가 되면서 그의 타고난 재능이 그를 컴퓨터백신 전문가로 만들어 사이버

보안사령관 역할을 수행해왔고, 그후 그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들의 요청으로 우리 정치의

고질병을 치료하는 정치백신 전문가가 되고자 정치인이 된 것이다. 정치인 안철수를 이해하려면 두 개의

시각이 필요할 것이다. 정치에 입문하기 이전의 안철수와 정치에 입문한 이후의 안철수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살아온 삶 자체가 이상적이었으니 그는 지금 마음 가득히 정치적 이상을 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정치인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면 그의 이상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에 그도 어느 정도 정치현실에

상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런 안철수를 이해하는 국민이라면 보수층이든

진보층이든 그를 지지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