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 류 시 화 -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은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옛집 / 김영남 (0) | 2016.06.22 |
---|---|
귀거래별사(歸去來別辭) / 지게의 독백 / 임 보 (0) | 2016.06.21 |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 조병화 (0) | 2016.06.17 |
어린 우리 아버지 / 이대흠 (0) | 2016.06.16 |
어머니 발톱을 깎으며 / 유강희 (0) | 2016.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