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눈이 조금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눈이 내리면서 얼어붙은 뒷 골목길이 꽤 미끄럽다.
재래시장에서 몇 가지 물건을 사오라는 마나님의 주문이다.
시간이 널널하고 평소 즐겨 찿는 화성의 성곽 길 따라 재래시장으로 향한다.
영하의 날씨가 조금은 움츠리게 하는 날이다.
한 낮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 갈 텐데 좀 서두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창룡문을 지나 재래시장으로 가는 성곽길을 따라 걸으면 짧은 시간에 도착되는데
일부러 연무대와 방화수류정 그리고 화홍문을 지나 재래시장으로 가면서
어제 딸내미네 가족과 있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걸었다.
어제는 광교산 진입로에 위치한 오리전문 식당에서 딸내미네 가족과 점심식사를 했다.
손주녀석들 재롱에 오후 내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마스라고 큰 손주 녀석을 위해 딸내미가 케익을 준비했다.
녀석은 식당에서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미리 들떠서 오늘이 내 생일이라고 말하며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며 무척 기분이 좋다.
집에 도착해서 딸내미가 서둘러 케익을 꺼내 촛불을 켜자 녀석이 먼저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마지막 노래 구절이 끝나기 전에 촛불을 끄고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촛불을 한 번 더 켜주라고 말했다.
녀석은 마치 자기 생일인 듯 최고의 기분이다.
집사람이 장난감 선물세트를 주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천진한 웃음을 주는 녀석이 귀엽다.
이곳 재래시장은 여러개가 있는데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 영동시장 등인데
모두 시장이 모여 있어서 일반인은 정확하게 구분하기어렵고 통상 남문시장이라 부른다.
이곳 재래시장엔 방문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오후 시간이면 인파에 떠 밀려다닌다고 표현할 정도로 복잡하다.
공산품을 제외한 물건구입시에 찿아 오는데 언제나 활기 있는 시장이 나 자신도 삶의 활력을 얻는다.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뻥튀기, 즉석두부집, 떡집, 채소, 과일, 수산물, 반찬가게들....
줄을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호떡집과 튀김집 등....
이곳 재래시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한 무더기가 천원이요”라고 외치는 소리...
깨끗하게 진열되어 있는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느낄 수 없는 활력과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다.
오늘 같이 춥다고 느껴지는 날... 순대국이 최고다.
순대식당이 모여 있는 시장에 가서 혼자먹긴 그렇고...
단골집 할머니께 포장해달라고 말씀드리니 넉넉한 인심으로 많이 담아주신다.
집으로 오는 길 몇 몇 가지 구입한 물건이 제법 무거워 모처럼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버스에 승차한 사람 마다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들을 들고 있다.
이웃집 아주머니와 눈인사를 나눈다.
재래시장은 온기와 삶의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 2015. 12.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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