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안산 소재 서운산에 다녀왔다.
높지 않고 경사도 완만해서 산행하기 좋은 코스다.
반팔 등산복에도 한 낮엔 땀이 흐른다.
하산하는 길...
돌탑과 산이 조화를 이루는 계곡에 단풍나무가 곱게 물들었다.
참나무와 도토리나무가 대부분이라서 산 전체가 붉게 물들지 않았다.
산국화와 꽃향유가 곱게 핀 길을 따라 하산하며 잠시나마 가을 풍경에 도취된다.
21시경 집에 도착하니 아들 녀석이 퇴근하지 않았다.
직원들과 회식이 있다고 연락이 왔었다고 하는데
24시가 되어도 오지 않아 기다리는데...
녀석한테서 전화가 왔다. 집에서 가까운 사거리에서 뒤에서 오던
차량한테 받쳤다며 좀 와달라는 내용이다.
집사람 차량으로 서둘러 도착하니 차량 3대가 견인차에 매달려 있고
경찰차량과 구급차 그리고 운전자들이 보인다.
대리운전해서 집으로 오던중인데 사고가 났다. 다친데 없냐고 물으니
다리와 가슴부위 통증이 심하다고 말한다.
대리 운전하던 기사분은 목 보호대를 하고 있어 많이 다치셨냐고 물으니
정신없어 어딜 다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녀석의 차량을 살피니...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빽이 퍼져있고 차량 앞뒤로 심하게 훼손되었다.
폐차해야 될 것 같다.
가해자 차량과 맨 앞에 있던 차량까지 3중 사고다.
가해자는 경찰차에 실려 지구대로 갔으며 음주운전이라고 한다.
음주운전으로 본인 포함해서 4명이 병원에 입원해야한다.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에서 X레이 찍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긴장되고 초조한 마음만 가득하다.
다행히 뼈는 상하지 않고 타박상만 있어 좀 마음이 놓인다.
02시 30분경 관할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에서 연락이 왔다.
반 깁스 상태의 녀석과 집사람 이렇게 셋이 경찰서에 도착하니
가해운전자가 조사받고 있었다.
우리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술이 덜 깨어있다.
조사관은 블랙박스를 보여주며 신호대기 중 뒤에서 가해자가 사고를
내어 100% 가해자의 책임이라고 말하며 다친 부위는 없냐며 무척 친절하게 대해준다.
병원에 6인실의 빈자리가 없어 2인실에 입원시키고 집에 도착하니 아침 05시가 되었다.
일요일 차량정비사를 데리고 차량을 확인하러 렌터카 사무실에 갔다.
사무실 앞 넓은 공간에 폐차 해야할 차량이 가득하다.
녀석의 차량을 확인한 정비사는 차량이 많이 훼손되어 폐차해야 된다고 말한다.
지난 주...
며 칠 동안 경찰서에서는 차량견적서와 의사진단서를 보내라고하고,
가해차량의 보험사에서도 차량등록증을 보내달라고 한다.
현장에 나와서 차량을 확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차량의 년 식과
차종으로만 차량가격을 보상하려고 한다.
보험사에서는 중고차 가격으로 보상하겠다고 해서 그 금액으로 차량을
살 수 없으니 같은 년식에 주행키로가 비슷한 차량으로 확인 후
차량으로 인계받겠다고 말했다.
가해차량 보험사 직원과 차량의 보상문제로 통화한 날 21시경
담당 경찰관한테 전화가 왔다. 아들녀석의 회복상태와 차량보상과 관련된 내용이다.
대화 중 가해보험사에서 차량보상 기준을 중고차량 가격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상호 이견이 있다고 말하자 금년 보험갱신시 차량가격을 묻는다
816만원이라고 말하자 경찰관은 810만원정도로 하면 되겠네요 라고 본인의 의견을 말한다.
가해차량 보험사에선 오늘이 8일째인데 더 이상 말이 없다.
녀석이 출근하기위해 렌터카는 사고가 있던 지난 주 일요일에 인계받아 주차장에 정차시켜놓고 있다.
차량은 폐차해야되는 상황이고 사람은 병원에 입원해있는데 가해보험사의 담당자는 좀 권위적이다.
상대방이 목소리로 느끼지는 인간미는 찿아 볼 수 없다.
어제 토요일 친구들과 고향나들이 하는 날이다. 부득이 불참했다.
오늘도 쾌청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고 싶게 한다.
옆 집 자두나무 잎이 바람에 날려 마당에 소복히 쌓였다.
대봉감나무를 심은 후 처음으로 주렁주렁 매달린 감을 만져보며 가을의 풍요를 느껴본다.
문밖에 내다놓은 화분을 서리에 맞지 않도록 거실로 옮기는 월동준비도 했다.
병원에 있는 녀석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타박상이라 외출하고 싶지만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음 주 녀석이 퇴원하고 차량 보상문제도 잘 해결되어 새 차를 구입한 후
말 일 날은 포천으로 초등친구들과 야유회 가는데 꼭 참석해서
정담도 나누고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
- 2015. 10.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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