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초여름 밤 / 淸草배창호

덕 산 2015. 5. 30. 11:38

 

 

 

 

 

 

 

초여름 밤

         - 淸草배창호 -

 

 

한낮엔 열꽃이 핀다

어깻죽지가 화들짝 거려 도

어스름 어둑살 내리면 여과 없이 펼친

쉰내 찌든 따끔한 일상을 땀으로 달랜다

 

가랑가랑 찰랑이는 들녘마다

모판에 일렁이는 달빛만 가물가물

비라도 올까, 날구지에 눈꺼풀이 한 짐인 체

하품해대는 별조차 갈지자 놓아

 

 

 

 

 

 

세륜歲輪으로 굳어진 통념의 시절은

순후한 비색翡色으로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데

새삼 새로울 것 하나 없건만

길지 않은 한철, 개굴이

섧게도 보채고 있으니

 

애태운다 한 들 어쩌랴,

견우와 직녀의 하룻밤 만남도 있는데

새벽녘 창이 밝아 오려니

아서라 언제 그랬느냔 듯이

시침 뚝,

 

한길 속 사람마음

그대로 쏙 빼닮았으니

개굴!

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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