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한悔恨
- 淸草배창호 -
초야에 묻혀 산
부평초가 따로 없다
공들인 한 평 땅에선 흘린 땀만큼이나
채울 수 있는 알곡의 기쁨도 건졌는데
이도 덕도 없는 시한 술,
행여 건질 수 있을까 싶어
이리저리 기우뚱거려도 앎이 짧아서인지
가슴과 머리가 따로 놀아
시류詩流의 멍에에 골살만 앓고 있다
날이 차면 달도 기울듯이
한여름 햇살에 구리빛으로 달구어진
알밤처럼 아람일 텐데
빛바랜 세월만 너절하게 깔려있어
여문 성숙을 맞이하려면 아직도 감감이다
일출도 일탈하듯 침몰하여 회색빛 일색이고
세상의 이목들이야 일없다는 듯이
거꾸로 잘만 가고 있는데
스멀스멀 땅거미 제 세상 만난 듯
된통, 불감증에 길든 쳇바퀴 한통속인 것을
사리분별이 안절부절못하여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으며
말까지 닫았으니
이 아니 슬프다 하지 않으리,
사랑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사랑하고
그저 시를 쓸 수 있을 때 열심히 시를 쓰라 하는
내 지인의 시구가 정답일지 모른다
나는 오늘도 줍고 있다
그저 시어詩語 한 조각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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