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등꽃藤花의 향기 / 淸草배창호

덕 산 2015. 4. 29. 16:43

 

 

 

 

 

 

 

등꽃藤花의 향기 

                - 淸草배창호 -

 

 

이른 새벽 부슬부슬

발자국 소리에 잠 깨었다

부대끼고 엉킨 어우러짐이 살가워

몽실몽실 늘어진 수양버들도 아닌데

봄비의 애무에 부푼 젖가슴 방실 빚었다

 

초록으로 번져가는 풀물의 소록한 정분을

하루가 다르게 쉴 새 없이 비비고 안아

휘 찰랑한 빼어난 맵시에 눈만 부신 줄 알았는데

소소리 일 때면 농염한 향기에 취해

똑 떨어진 찬사를 아니 놓을 수 없게 한다

 

낭창한 곡선은 눈썹달을 빼닮았고

초롱 허리에 반한 벌 한 마리 종일토록 맴도는데

어이 서산으로 해 기운지 이미 오래인데도

하루면 어떨까 숨이 덜 차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못내 떠날 줄 모른다

 

부질없는 만약을 속내에 두었는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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