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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 淸草배창호

덕 산 2015. 2. 4. 13:32

 

 

 

 

 

 

 

 아궁이

        - 淸草배창호 -

 

무쇠솥,

곤한 잠에서 새벽을 맞아

연신 하품을 해대는 아궁이에 여명을 지피니

관솔가지 활활

날 선 혀처럼 너울너울 춤추듯이 댕긴다

깊게 팬 주름 골 실개천 문양처럼 피웠어도

명주 올처럼 짜진 묵은 세월,

예전에 당신의 모습이 이려려니 생각하니

 

몽글몽글 솟는 그리움,

맵게도 눈시울 적셨던 그 시절이

사무치도록 그리울 줄이야

뒤꼍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네,

아랫목처럼 까맣게 누른 누룽지 되어

가물가물한 모정의 숭늉이 이 맛이라며

끓고 있는 건지

졸고 있는 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