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궁이
- 淸草배창호 -
무쇠솥,
곤한 잠에서 새벽을 맞아
연신 하품을 해대는 아궁이에 여명을 지피니
관솔가지 활활
날 선 혀처럼 너울너울 춤추듯이 댕긴다
깊게 팬 주름 골 실개천 문양처럼 피웠어도
명주 올처럼 짜진 묵은 세월,
예전에 당신의 모습이 이려려니 생각하니
몽글몽글 솟는 그리움,
맵게도 눈시울 적셨던 그 시절이
사무치도록 그리울 줄이야
뒤꼍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네,
아랫목처럼 까맣게 누른 누룽지 되어
가물가물한 모정의 숭늉이 이 맛이라며
끓고 있는 건지
졸고 있는 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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