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풍
- 淸草배창호 -
긴긴 섣달 밤
한 해를 마지막 보루에 매단 체
밤새 문풍지 쉴 새 없이 울어
냉골처럼 아린 멍울이
시련으로 이어가야 할 숨골이지만
겨우살이 혹독한 건
떨거지로 살아남는 예행연습 같은 거,
세상사를 그대로 빼닮은 현실의 벽을
감당하기조차 날로 벅찬 뒷북 같아서
통속적인 군중이야 오죽할까
날 선 각들로 마구 빗금을 긋는데
흐름을 빙자한
고지식이 타협을 몰라 해도
가슴이 원치 않으니 어찌하래야
구석구석 틀어막고 엄포를 놓아도
사방이 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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