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동설화冬雪花 / 淸草배창호

덕 산 2015. 1. 21. 13:31

 

 

 

 

 

 

 

동설화冬雪花 

              - 淸草배창호 -

 

 

잿빛 정적을 덮고서 밤새 내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위선으로 치장된 침묵의 무덤 같아서

차마 갈아엎지는 못해도

일순 찰나의 염원 일지라도 무장무장

척박한 땅에도 꽃을 피우듯

백야白夜 같은 세상을 펼쳤으니

악문 송곳니 같은

신들린 욕망의 덫에 걸린 대숲도 휘고

 

청솔 가지에 기울듯이 심금을 매달아 보니

묵중한 하늘 낯빛인들

때론 숙연할 줄도 알아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세상을

손닿아 바라볼 수 있는 그만치에

세속에 물들지 않은 순백을 놓고 있었더라

소유할 수 없는

적적하고 고요한 그리움 같은 것이지만

소복한 달처럼 하얗게 슬기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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