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겨울나기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12. 23. 15:11

 

 

 

 

 

 

 

겨울나기 

          - 淸草배창호 -

 

 

깃털처럼 달랑 한 잎마저

관조에 들어 눈치만 살핀다

주고 받는 공방, 딱 그것이었는데

바람 소리만 들어도 헹하기만 하니

잘난 시절도 한때일 뿐이고

지난날 영화는

꽃노래 같이 옛말이 되었어도

숨넘어가는 목쉰 바람

밤은 왜 이다지도 길어서 까맣게도 서럽다

 

 

 

 

 

 

하현달 아미에도

밤새 하얗게 서리꽃 피었다

상고대는

왜 생각이 없을까 장승도 아닌데

밉상스러울 만큼 오고 감이 아낌없으니

자연 탄성이 절로 나와

속박에서 헐 벗어버린 텅 빈 소유는

초연히 내 것이 아닌 것인지라

엄동嚴冬이 주고 간 이 순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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