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
- 淸草배창호 -
한밤을 움츠리다
창호에 비친 네 그림자에 놀란 가슴
꼭두새벽인데도
동공은 그리움을 쫓아서
적요 속을 마구 헤집는다
야속하게도 설은 건
너덜너덜하게 일고 있는 불면의 밤이
빛살처럼 온화한 시절도
옛일로 돌아서게 하고
속 뜰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였는데
하마 사람이 하는 일이라도
감당할 수 없는 비애를
누구라서 알 수 있을까마는
짐짓 소통을 외면한 심보가
분별의 선조차 내몰라 설치고 있으니
웃풍인들 오죽하랴 한 뜸 들이고 나면
조금은 헐거워져야 할 터인데
저만치 달이
흘기듯이 가고 있지만 아직도 모른다
숯등걸이 상고대로
온통 하얗게 피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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