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비가 많이 내려 고추농사를 망쳤다.
탄저병 때문에 풋고추도 못 따먹고
심은 묘종은 모두 뽑아버리고 배추 묘종 40개 심었다.
고추가 병들어 퇴비 영양분을 다 흡수하지 못해서
배추농사가 속이 꽉차고 잘 되었다.
다른 집 같으면 김장하고도 남을만한 포기인데..
처가에서 매 년 김장을 담아오니...
겉 저리 김치로 먹고 나머지는 상자에 넣어
베란다에 보관해서 겨울이 다 갈 무렵까지
풍성하게 먹을 수 있었다.
도심 한가운데서 농사짓는 재미도 솔솔하지만
되도록 가족이 먹는 채소라서 농약뿌리는 것을 자재하는데
도심까지 날아오는 해충을 막을 길이 없다.
옥상농사 십 여년 노하우로 이젠 해충 잡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이웃 건물에 옥상에서 채소 가꾸는 분들이
이젠 나에게 농사짓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여름 해충 중 제일 힘든게 진딧물인데...
마늘즙도 뿌려보고, 우유도 뿌려보았으나,
별 효과가 없다.
지금은 물에 빙초산(식초원료)를 약하게 희석해서 잎과 줄기에 살포한다.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빙초산을 많이 넣으면 작물이 시들어버리니
물 2만cc에 빙초산 1cc의 비율로 희석해서 뿌려야지
빙초산 량이 많으면 작물이 고전한다.
요즘에 작년 배추농사 지은 화분에 심은 상추를 2월부터 먹고 있다.
젓가락 굵기의 대파 묘종을 심고 비닐은 한 겹만 씌웠는데...
잘 자라서 대파도 요즘 먹고 있다.
부추도 비닐 한 겹만 씌웠는데 한번 잘라먹고 또 잘 자라고 있다.
옥상에서 채소를 가꾸다 보니 욕심이 생겨
마당에 있는 나무도 유실수로 심고
향나무를 벤자리에 대봉감과 단감을 심어 금년엔 꽃을 피울 것 같다.
대추나무와 능소화, 벚나무를 베고 매실을 심어 몇 년후엔 딸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옥상에서 재배하여 얻는 수확의 기쁨과
채소를 가꾸며 느끼는 행복,
더 많은 가족과의 대화 등으로
행복도 같이 가꾸는 결과를 얻고 있다.
- 2012. 0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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