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김 장

덕 산 2012. 7. 3. 16:00

 

 

 

 

지난 토요일 처가댁에 가서 배추밭에서 배추 따서

누런 겉잎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배추를 절였다.

포기 크기는 겉보기엔 매우 컷으나 속이 꽉 차지 않았다.

배추 가격도 비싸고 많은 량을 담아오는 것이 장모님 보다는

처남 내외분에게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아

예년에 비해 적은 량을 담그기로 했다.


일요일 4시에 일어나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자청했다.

절인 배추를 꺼내고 씻은 배추를 물이 빠지도록 쌓아두는 일은 내 몫이다.

날씨가 포근하여 새벽 시간임에도 춥지 않아서 일하기에 좋았다.

지하수라 손도 시리지 않고 연로하신 장모님, 처남내외분,

집사람과 나까지 5명이 약 1시간정도 배추 씻는 일을 마치고....


처남댁은 전일 밤에 준비한 애채와 양념을 젓갈에 버므려

김치 담글 수 있도록 재료를 준비하였다.

물론 장모님께서 양념이 들어가는 적정량을 말씀해주신다.

새벽시간... 거실에서 이런저런 아이들 문제 등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장시간 나누고 식사 후

8시경부터 김치담그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언제나 보조역할만 한다.

보조자는 항상 육체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게 당연지사...

비닐하우스 내에 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장소를 만들고

배추를 옮기는 일, 김치통 가져 다 주는 일, 담아놓은 김치통 차에 싣는 일,

삶은 수육 잘라서 김치 담그는 장소에 가져 다 주는 일.... 소주 따르는 일...

애고... 장모님표 김장김치 담아오는 일이 너무 힘이 든다.


우리가족은 김장김치를 좋아해서 년 중 묶은 김치가 떨어지는 일이 없다.

그래서 김치 담그는 량이 엄청난데....

량을 줄여 담근 김치가 60포기다.


12시경 김장김치 담그는 일이 마무리되고 식사 후 바로 출발했으나

일요일이라서 고속도로가 많이 정체되어 4시간 이상 소요되어

집에 도착해서 김치통을 올리고 나니.....

이곳저곳 온 몸이 다 아프다.


연세드신 장모님과 처남 내외분은 더 많은 고생을 하셔서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된다.

결혼 30년 지금도 처가에서 김장김치를 담아온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 한다.

이제 1년 동안 장모님 손맛을 느끼며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 한해를 보낼 것입니다.

 

- 2010. 11.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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