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장인 기일

덕 산 2012. 7. 2. 19:53

 

 

 

 

 

어제 장인어른 기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사람과 같이 처가에 다녀왔다.

서해안 고속도로변 추수가 끝나서 썰렁하게 느껴진다.

농작물이 자라야 보기가 좋으며 풍요롭게 느껴진다.

도로가 한산하여 예정시간 보다 일찍 도착했다.

 

처가댁 가는 길에 시장을 들렀다.

예전엔 5일장이 서던 장소인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젠 도심에 마트와 같이 변하여

매일 장이 열리고 있다.

백태와 서리태를 구입하려했으나,

아직 가을걷이 후 잔일이 많아서인지 소량만 있을뿐

구입하고자 하는 량이 없어 처가로 향했다. 


처가댁에 도착해서 집사람은 배추밭부터 먼저 들어 가

포기가 잘 찾는지 꾹꾹 눌러본다.

나도 배추를 눌러보았으나 예년 같질 않고 물렁하니 속이 비어있다.

애써 가꾸었으나 그 동안 일기가 좋지 않아 포기가 엉성하다.

처남댁은 20일 날 김장하러 오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금년엔 배추농사가 좋지 않아 김장김치 맛이 어떨런지 염려된다.


일요일이라서 처조카들이 모두 모였다.

마당에 숯불을 피우고 대화, 전어, 대합을 굽고 있다.

잔치가 벌어졌다.

둘째와 세째 조카에게서 손주를 얻었으니....

잔치해도 될 듯하다. 

처남, 조카들과 낮 부터 소주잔 주고받으며 홍조가 되었다.


우리집안은 형제, 친척간에 서로 멀리 떨어져 생활하므로

초저녁 제사가 필요해서 자연스럽게 초저녁에 모시게 되었다.

처가댁은 아직도 전통 제례에서 자시(밤11시에서 새벽1시사이)에

모시던 시간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제사는 그 집안의 가래대로 진행하는 것이므로 사위가 이렇다 저렇다

모시는 시간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없고

다만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하여

밤눈 어두운 나는 은근히 걱정되고 부담스러웠다.


제사 모시고 음복하고 가라는 장모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어

시간이 자꾸만 지체되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서둘러 출발했지만...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로인해 차선 구분도 어렵다.

80~90Km 속도로 주행하는데.... 시야가 가려져 식은땀이 흐른다.

3시에 집에 도착하니 아들 녀석이 염려되었는지

거실에서 TV를 보며 기다리고 있다.


장모님께서 담가주신 김치와 처남이 땀 흘려 농사지은 쌀을 올리고 나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오랜만에 장인어른 기일에 참석하여 마음이 홀가분하다.

 

- 2010. 11.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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