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 淸草배창호 -
산기슭 개울에는
명경 같은 살얼음 굽이굽이 돌 개천 껴안고
응달마다 잔설이 홑이불처럼 깔았지만
햇살 펼친 따스한 등살에는 보랏빛 들꽃과
연초록 풀물이 하루 달리
아지랑이 졸졸 비늘처럼 뉘어 연신 하품을 한다
진즉에 남풍이 실어와
갯버들 하얀 솜털이 눈이 부실 지경이니
시절 인연이 아무리 쳇바퀴라 하지만
한 번쯤 앙탈도 부릴만한데
틀에 박힌 이 만남이 낯설지 않다고
물 건너 산 넘어 오려면야
아직도 저만 치인 줄 알았는데 아니야
아! 어쩔 가나 꿈에라도 눈에 밟히는
임의 품을 그대로 빼닮아
하시라도 그저 꿈결만 같다.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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