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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내리는 山寺 / 淸草배창호

덕 산 2014. 3. 6. 11:47








여우비 내리는 山寺  

                    - 淸草배창호 -



선암사 산중 도랑에

안개비 수런수런 망울처럼 굴러

아스라이 숲길을 덮고 있다

자박자박 청록의 여름이

정감으로 덧칠한 무늿결이 빼어나게 곱다







간간히 하늘 낯빛을 견주는

옥색 치장의 소매니 사이로

고샅길 더듬듯이 기어가는 한 줌 빛살이

졸금거리는 여우비를 속뜰처럼 품었으니

화답이나 하듯이 미소처럼 번지고 있건만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람이 없는

오늘의 인연이 진국처럼 묵상에 들었어도

별을 헤는 이내 마음에는 늘 그리움이 있어

집착은 고통의 시작이라 했던가

번뇌는 산죽山竹처럼 사각 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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