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길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4. 2. 24. 16:08







 길 

       - 淸草 배창호 -



제마다 타고난 길,

거역할 수 없는 이 길은

오직, 선택사항도 아니기에

필연적인 운명이라 할 수밖에

더는 무슨 말을 더할까

세상의 수혜조차 외면한 덤도 아닌데

격차가 근본조차 무시한 불편한 진실들이

귀천으로 매겨진 끈이 기이하니

본디 역동적이라 하겠으나







소유에 눈이 어두워

빈손으로와 빈손으로 갈 것을 예측조차 잊었다

삶은 억지가 없고 채움도 제몫인데

세상일은 그냥 되는 게 없다

지은 만큼 거둬들이는 일까지

인연 지어짐을 깨닫고 받아들인다면

부끄럽지 않은 반추가 주춧돌처럼

반석이 되고 물의 흐름처럼 거스르지 아니한

내 안에 격格이 올곧게 서걱인다


설산雪山에 홀로 남은 줏대 하나,

산죽山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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