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특별하게 소일거리가 없어
문화유적지 방문을 하거나, 산행하며 소일하고 있을 때
아마 3월 중순경이라 생각된다.
광교산 산행을 하고 하산 중 경사로에서 미끄러져
척추뼈에서 제일 아랫부분 항문 바로 윗 부분에서
지면에 닿는 동시에 뼈가 으드득하는 소리가 들린다.
실업자 주재에 시간 보낼 겸 해서 찿은 산에서
이젠 몸까지 다치는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렵게 일어나 걸음을 떼지만 뭐라 표현 할 수 없는
통증으로 앉다 서다를 반복하며 하산해서
병원에 가서 검진하니... 뼈에 이상은 없단다.
해빙기라 흙이 겉 부분은 녹고
속엔 얼어 있어 미끄러진 것이다.
그 후 산행을 자재하고 일상생활하면서도 조심하는데
한 10여일 전부터 허리가 약간 불편하다.
년 중 몇 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파스를 붙이고 바르고 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 싶게 통증이 사라지곤 한다.
엊그제 14일 수원에서 모처럼 우리축구대표팀과
폐루 대표팀과 친선경기가 있었다.
캔 맥주 2개와 마른안주 약간을 준비해서 운동장을 찿았다.
대표팀 명단 중에서 내가 기억할만한 선수는
기존 국가대표 선수 경력이 있는 소수의 선수들이다.
그러나 더 많은 관심으로 축구장을 찿은 것은
홍명보 감독이 짧은 기간에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했고
선수들이 감독의 지도대로 그라운드에서 뛰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많은 관중들...
가족이 모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온 사람들도 꽤 많았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우리선수들...
투지 넘치고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관중들에게 박수를 받지만 좀 처럼
터져할 찬스에서 골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전반전엔 한 마음으로 응원하다
후반 들어서는 아쉬움의 함성이 들린다.
그래도 응원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2002년 월드컵에서 세계인의 관심이 되었던
파도타기가 시작되었다.
붉은 악마 응원석에서 시작한 파도타기는
본부석을 거쳐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요란한 함성과 함께
내 쪽으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순간 허리 아픈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전광석처럼 떠오른다.
모든 관중이 하나 되어 선수들에게 성원을 보내는데...
좀 일어서서 힘 껏 고함을 지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함성을 지르고 파도타기를 마치고 의자에 앉는 순간
아뿔사 경기장 의자는 사람이 앉아있지 않으면
접이식이어서 원위치가 되는데...
의자 앞에서 엉덩방아 찧고 허리가 어떻게
다쳤는지 여부도 확인하지 못하고
주변 관중을 의식해서 앞 의자를 잡고 간신히 의자에 앉았다.
술이라야 뭐 맥주 두 캔...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 할 상황은 아니다.
내가 잠시 관중의 열기에 동요되어 흥분했던 것이다.
파도타기는 세 번이나 진행되었는데...
난 허리 때문에 한 번 밖에 하지 못했다.
후반전 시간이 갈수록 골 가믐이 아쉬워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지속적인 응원을 보내고 있으나
응원의 함성을 외면하고 끝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패기 있는 선수들 움직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홍감독이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부르지 않고
국내선수와 J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만 점검한 것 같으니...
크게 승부에 역점을 둘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월드컵경기장 스탠드에서 엉덩방아 찧었어도
더 악화되진 않고 허리통증은 오늘까지 이어지는데...
아침... 마나님 하는 말...
첫 번째 수확한 홍고추는 하우스에서
옥상 바닥으로 꺼내어 햇 빛에 건조 후
저녁 때 쯤 망에 담아놓고
두 번째 수확한 홍고추는 일요일과 월요일에
비가 온다고 했으니 하우스로 옮겨 놓으라고 한다.
허리가 아프지 않으면 카메라를 들고 아침 일찍 나갔을 텐데
아이구 허리도 아프고 마나님 숙제도 있어...
오늘 꼼짝 하지 못하고 옥상을 수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음 주말에는 친구여식 결혼식도 있고
향우회 산행도 있는데...
이놈에 허리는 언제 편해지려는지...
- 2013. 8.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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