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58회 현충일이다.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 처남이 안장되어 있어
금년에도 장모님과 우리가족 막내 처남네 가족
그리고 처조카들 부부가 참석해서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경건하게 제를 올렸다.
예년엔 장모님께서 제물 준비를 거의 다 하셨는데
이제 건강문제로 현충원 가시기도 힘들어 하신다.
어제 오후 우리 집으로 오셔서 수원시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서 다른 유가족들과 다녀왔다.
서울현충원에 버스가 2대,
대전현충원엔 거의 10여대가 가는 것 같다.
버스 1대에 자원봉사자 2명씩 동승해서
친절하게 안내하며 유가족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수원시와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다.
국립서울현충원은 1955년도에 창설되었으며,
약 43만평 면적에 16만 5천여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안식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성역(聖域)이다.
현충탑(顯忠塔) 안에는 6.25전쟁 당시 전사하고도
유해를 찾지 못한 10만 4천여 장병들의 위패(位牌)를
모시고 있고 현충탑 안의 지하 봉안실에는
유해는 찾았으나 신원을 식별할 수 없는 7천여 용사들의
영현을 봉안(奉安)하고 있다고 한다.
유월을 호국영령의 달이라고 부른다.
소나무 같이 푸른 기상으로 대쪽 같은 굳은 절개로
그 젊은 시절에 산화한 영령들의 덕으로
우리가 오늘 날 풍요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다.
이젠 고령이 되어 현충원 참배도 어려운지...
전쟁미망인들의 모습도 많지 않은 것 같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날이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 2013. 06. 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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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軍은 죽어서 말 한다
산 옆 외 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머리엔 끼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그보다도 내 핏속엔 더 강한 대한의 혼이 소리쳐
나는 달리었노라.
산과 골짜기, 무덤 위와 가시숲을
이순신같이, 나폴레옹같이, 시이저 같이
조국의 위험을 막기위해 밤낮으로
앞으로앞으로 진격진격!
원수를 밀어가며 싸웠노라.
나는 더 가고 싶었노라. 저 원수의 하늘까지
밀어서밀어서 폭풍우 같이 모스크바 크레믈린 탑까지
밀어가고 싶었노라.
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노라.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 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롬을 위안해주지 않는가?
나는 조국의 군복을 입은 채
골짜기 풀숲에 유쾌히 쉬노라.
이제 나는 잠에 피곤한 몸을 쉬이고
저 하늘에 나르는 바람을 마시게 되었노라.
나는 자랑스런 내 어머니 조국을 위해 싸웠고
내 조국을 위해 또한 영광스리 숨지었나니
여기 내 몸 누운 곳 이름 모를 골짜기에
밤 이슬 내리는 풀숲에 나는 아무도 모르게 우는
나이팅게일의 영원한 짝이 되었노라.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나르는 봄 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나르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다고.
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다오.
물러감은 비겁하다. 항복보다 노예보다 비겁하다.
둘러싼 군사가 다아 물러가도 대한민국 국군아!
너만은 이 땅에서 싸워야 이긴다.
이 땅에서 죽어야 산다.
한번 버린 조국은 다시 오지 않으리다.
다시 오지 않으리라.
보라! 폭풍이 온다. 대한민국이여!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
그 억센 팔 다리. 그 붉은 단군의 피와 혼,
싸울 곳에 주저말고 죽을 곳에 죽어서
숨지려는 조국의 생명을 불러 일으켜라.
조국을 위해선 이 몸이 숨길 무덤도 내 시체를 담을
작은 관도 사양하노라.
오래지 않아 거친 바람이 내 몸을 쓸어가고
저 땅의 벌레들이 내 몸을 즐겨 뜯어가도
나는 즐거이 아들과 함께 벗이 되어
행복해질 조국을 기다리며
이 골짜기 내 나라 땅에
한 줌 흙이 되기 소원이노라.
--- 毛允淑님의 國軍은 죽어서 말한다 ---
현충원사진은 지인께서 보내주신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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