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 박인걸
태양이 중천(中天)서
이글거리며 타고 있을 때
도시의 생명체들은
규환(叫喚)의 고통이다.
바람은 길을 잃었고
빌딩숲은 찜질방이다.
그늘 하나 없는 길가의
가로수도 곤혹하다.
구름도 녹아버린
사막 같은 잔인함
긍휼 없는 광탄(光彈)에
저항 못하는 도시
비틀거리는 군상(群像)
아우성치는 무리들
더위 먹은 자동차들도
헉헉대며 언덕을 오른다.
인공에 섬에 갇힌
길 잃은 태양열이
성난 사자(獅子)되어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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