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가시리잇고 / 淸草배창호

덕 산 2025. 5. 24. 09:07

 

 

 

 

가시리잇고 / 淸草배창호

그윽한 열꽃을 피워내는
비록 한때라 할지라도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는
사랑은 오직,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잊지 않겠노라는 그 언약도
허공속에 빈 메아리인 줄 알면서
지난날 
청사초롱 같은 아름답든 한때도
빛바랜 지문처럼 드리웠다가
사랑이라는 강나루에 섰건만

영영 닿을 수 없는 간이역이라서
하마 벗어던질 때도 되었는데 
네, 생애에 뛰어들어
눈길 닿는 곳마다 하염없이 새겨진
울림 없는 묵은 안부만 뒤적여보지만

거슬 수 없는 물살이 저리 깊어
세월 속에 묻혀가는 
재 넘는 초승달의 미어지는
정한情恨의 
가슴앓이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