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아! / 淸草배창호
물안개 머물다 간 날은
초록을 맞이하는 눈부신 빛살마저
초야에는 미어지도록 터져
이파리마다 청빈한 수혈로 넘쳐난다
시시로 변한다는 건 거슬 수 없는
봄날의 환희가 오롯이 파동치는
무등 탄 찔레 꽃향기가
풀물 바람에 얹힌 오월!
하룻볕이 어디냐고 유난 떨어도
네 닮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까시랭이 솟은 청보리 문양에서
진혼곡 아지랑이 울려 퍼지는
슬픈 뇌옥 같은 전운의 선을 그어놓고
찾아 헤매야 할 끝없는 목마름,
창포 꽃망울 밀어 올리는데도
차마 무량한 풍경을 어이 우러러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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