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술을 빚어 / 淸草배창호
진달래 겹겹이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서리 묻은 봄날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핀
외롭고 쓸쓸한 밤이 그 얼마였든가
화엄華嚴의 바다에 뛰어든 네, 환생이
불끈 동여맨 무딘 가슴 옷고름 풀듯이
四月의 소나기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꽃샘의 일탈로 사이가 뜬 때도 있었지만
기억에서 멀어진 희미한 옛 추억이
매년 이맘때 잊힌 줄만 알았던
산등성 자욱한 안개처럼 진홍빛 연서로
울먹인 마음을 산산이 흩트려 놓습니다
서정으로 쟁여둔 곡선의 봄날은
해와 달처럼 초연히 보라 하지만
찾아 헤매야 할 끝없는 목마름,
꽃 한 송이에 담을 수 있는 참꽃술이라도 빚어
서산으로 지는 해라도 붙들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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