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비, 봄날의 탄성이여! / 淸草배창호
바람이 꽃잎 데리고 고요히 떠나는 날
이제 때 되었노라 가야만 하는
심금 울리는 환희가 짧은 저 꽃잎에
처연한 꽃비로 이별을 대신하는 일보다
속울음 삼키는 일이 더욱 괴로운 일인데
끝없이 관조에 든 풍경을 불러들여
토혈하듯 그윽한 떨림을 늘어놓는
가시리의 흔적들이 호수에 잠긴 달빛으로
상념에 든 하세월을 독백하듯
눈에서 멀어질 훗날 너머는 차마 어땠을까,
봄 눈처럼 꽃잎이 이내 사라지고 말
더없이 그리운 것들이여!
쫓아오지 못하는 그 허사 밖에서
고요한 찰나에도 눈부신 봄날이라 하지만
살풀이하듯 가슴앓이마저
샛강처럼 네, 자죽자죽 흘러가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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