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 법상스님

덕 산 2025. 1. 14. 06:39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 곳 시골은 이 정도로 수험 시즌이 정갈하고 차분하니 참 좋다.

이 아이들 부모 또한 고3수험생을 둔 부모로서 내심 걱정이 안되겠냐마는

도시 부모들처럼 그렇게 유난을 떨지는 않는다.

 

마음이 바쁘지 않아야 한다.

마음은 언제나 작은 오두막처럼 청빈하면서도 넉넉해야 한다.

 

수행자의 기도는 내가 바라는 결과를 얻고자 함이 아니고,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그 결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강인한

내적인 수행력을 쌓는 데 있다.

 

누구든 비워야 할 날이 찾아온다.

높은 곳에 승승장구하며 오르기만 하던 사람도

언젠가는 떨어질 날이 있다. 세속적인 성공에서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죽음에 이르러서는그 모든 성공을 비워야 할 것이 아닌가.

그때 비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과 아직 마음을 비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하늘과 땅처럼 큰 차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어떤 결과 앞에서라도 내 안의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당당할 수 있도록, 조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마음을 맑게 비울 수 있도록

비움의 기도를 할 일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