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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에서 / 민영

덕 산 2024. 12. 4. 06:30

 

 

 

 

 

갈대밭에서 / 민영

 

저 누렇게 시든 갈대밭에서

쇠기러기들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해는 타오르며 바다로 떨어지고

바람 소리 요란한 갯벌에 어둠이 내리면

 

줄기마다 칼이 꽂힌 갈댓잎 사이로

달이 뜬다 달이 뜬다 물안개 속에.

 

그 물안개 헤치고 들려오는 울음소리

어디 있느냐, 어디 있느냐, 달빛에 젖은

 

기다림에 지친 보고 싶은 얼굴들.

어디 갔다 인제 오느냐 기러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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