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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 하영순

덕 산 2024. 12. 2. 06:16

 

 

 

 

 

12월은 / 하영순


해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한 장 남은 달력 속에 만감이 교차한다 .
정월 초하룻날 어떤 생각을 했으며 무엇을 설계했을까
지나고 보면 해 놓은 일은
아무것도 없고 누에 뽕잎 갉아먹듯
시간만 축내고 앙상한 줄기만 남았다

죄인이다 시간을 허비한 죄인
얼마나 귀중한 시간이냐
보석에 비하랴
금 쪽에 비하랴

손에든 귀물을 놓쳐 버린 듯
허전한 마음
되돌이로 돌아올 수 없는
강물처럼
흘러버린 시간들이 가시 되어 늑골 밑을 찌른다 .

천년 바위처럼 세월에 이끼 옷이나 입히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문틈으로 찾아드는 바람이 차다
서럽다 !
서럽다 못해 쓰리다
어제란 명제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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