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관계의 시작 / 법상스님
대인관계의 핵심,
그것은 바로 나를 활짝 열어 보이는 데 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가.
그렇다면 깊은 관계는 시작될 수 있지만,
여전히 나를 숨기려 하고, 치장하려 하고,
모든 것을 보여 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그대의 모든 관계는 피상적일 수 밖에 없다.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즐거움이 아닌 부담이고 괴로움이다.
그 사람 앞에서는 끊임없이 연극을 해야 한다.
연극에서 실수는 용납될 수 없다.
실수하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힘을 주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그런 관계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억지스럽고 에너지만 끊임없이 낭비 될 뿐이다.
겉으로는 웃고 있을 지 몰라도
그 깊은 속에서는 웃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린 언제나 습관처럼 세상을 향해 웃고는 있지만
과연 그 웃음이 진정성을 띈 것인가.
존재 깊은 곳에서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자연스레 웃는 것인가.
자연스러운 관계란
모든 것을 다 드러낼 수 있는 관계다.
내 모든 것을 드러내,
하나도 감추지 않았을 때 비로소 자유롭다.
상대도 나도 마치 혼자 있는 것 처럼 편안하다.
...
자신이 부족한 존재임을,
많은 문제를 가진 사람임을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에 드러내라.
그렇게 나를 발가벗기고 상대 앞에 투명하게 서 보라.
꽉꽉 동여매고, 잔뜩 껴입고 있을 때
우린 세상을 향해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사기꾼은 늘 불안하고 초조하고 걱정스럽다.
행각이 탈로날까 늘 노심초사다.
그래서 우리 마음이 늘 평안하지를 못하고
근심걱정에 시달리는 것은 아닌가.
좀 더 깊이 들어가
조금 더 투명하게 다가서라.
드러내고 나면 모든 관계는 옹달샘처럼 투명해질 것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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