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또 한해를 맞이하며 / 법상스님

덕 산 2024. 1. 16. 08:56

 

 

 

 

 

또 한해를 맞이하며

 

가고 옴이 없이
한 해를 보내었고
또 한 해를 맞았습니다.

아마도
옛 조상님들께서
자칫 머물기 쉬운 우리 마음에
새로운 변화의 계기를 주고자
이렇게 해의 변화를 만들어 주었나 봅니다.

나날이 새롭기 어려우니
새해 새 날엔 보다 새로운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는 뜻이겠지요.

거기엔 이미 지나간 과거는
빨리 놓아버리고
오늘 이 아름다운 새해를 맞이하자는
그런 뜻이 담겼을 것입니다.

어제를 빨리 놓아버릴 수 있어야
새로운 순간에
온전히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원을 세워 보는 것입니다.

자성불 그 자리에
일체를 다 놓아야 한다지만
꺼내어 쓸 줄도 알아야 하는 법입니다.

다만 꺼내어 쓸 때는
함이 없이 하는 것입니다.
집착함이 없이 마음을 내어
자유롭게 법계를 끌어다 쓰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서원입니다.

보살은 원력으로 살아갑니다.
그래서 중생은 업생(業生)이지만,
보살은 원생(願生)이라 합니다.

오직 밝은 원 하나가
보살의 삶을 이끄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아니 이 생에 나온 이유가
바로 그 하나 원력인 것입니다.

또 한 해를 맞으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될
그런 수행자의 서원을 세워 보시길...

 

- 법상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