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의 뿌리.
박천복 2023-07-10 07:54:05
지금 27 세인 박모씨는 ,
대졸자로서 공공기관에서 단기 일자리를 구해 연말까지 주당 10 시간 일하고 월 80 만원을 받는다 .
그러나 이 돈으로는 독립할수 없기 때문에 아직 부모님과함께 살고 있다 .
한편 25 세인 조모씨도 대졸자로서 ,
매주 주말이틀간 카페에서 7 시간씩 , 수요일엔 약국에서 4 시간씩 총 18 시간을
일해 번 돈 18 만원으로 일주일 생활한다 .
자취방 주거비 58 만원은 부모님께 손을 내밀고 있다 .
나이 30 이된 이모씨는 ,
대졸후 오래동안 노력했으나 취업이 되지않아 지금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기방에 틀어박힌 ‘은둔형외토리 ’가 됐다 .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
일류대 출신이 아니라는것과 대기업 취업경쟁에서 탈락한 낙오자라는 점이다 .
일류대 ,대기업 이라는 단 하나의 사다리만 보고 살았기 때문에 차선책이 없어 대안이 없다는점도 같다 .
이대로라면 ‘루저 ’ 가 될 수밖에 없다 .
연애도 , 결혼도 , 출산도 불가능하다 .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진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
7 월 3 일에 발표된 통계청자료에 의하면 ,
이들처럼 일주일에 36 시간보다 적게일하고 있는 청년은 48 만 7000 여명으로 집계됐다 .
전체청년 취업자 400 만 5000 여명의 12%에 해당된다 .
여기에는 프리터족과 프리렌서도 포함된다 .
통상 대기업은 20 개 정도로 분류되며 이들의 연간 선발인원은 적을때는 2 만 ,
많을때는 3 만명 정도다 .
연간 대졸자를 평균 50 만명으로 잡을 때 3 만을 기준해도 전체졸업자의 6%밖에 안된다 .
나머지 대부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있는 중견기업이 흡수하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도 나머지의 상당부분을 흡수하고 있다 .
그러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경우 ,
작업환경이 열악하거나 임금수준이 워낙 낮기 때문에 청년들이 이들을 기피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
그래서 중소기업은 늘 사람부족에 시달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
통상 주 36 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
그 이상을 근무하면 전일제 (풀타임 )근로자로 , 그 이하면 단시간 근로자나 시간제 근로자로 구분한다 .
따라서 주 36 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경우 생계비 벌기도 어렵다 .
예를들어 주 36 시간을 지금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일하면 ,
한주에 34 만 6000 원을 벌고 이를 한달로 환산하면 140 만원 남짓이다 .
정부가 추산하는 청년 1 인가구의 생활비 161 만원이 안되는 돈이다 .
한편 2023 년도 5 월기준 , 일할사람을 찾고있는 빈 일자리는 21 만 4000 여개 이며
반대로 38 만 6000 여명의 청년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
그런데도 일자리가 계속 비어있는 것은 ,
청년들은 독립해서 살 수 있을정도의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찾고있고 ,
기업은 당장 적은돈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을 찾다보니 이런 ‘미스매치 ’가 생기는 것이다 .
임금구조가 바뀌지 않는한 이런 ‘미스매치 ’ 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

또 하나의 근본적인 문제는 ‘임금격차 ’ 다 .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보면 2022 년 6 월기준 ,
정규직에대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수준은 70,6%,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는 58.4%다 .
거의 절반의 수준이다 .
사교육이 생길 수밖에 없는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결국 ‘돈 ’ 의 문제인 것이다 .
일류대 , 대기업만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는 조건이 되다보니 입시경쟁은
치열해 질 수밖에 없으며 연간 26 조원의 사교육비가 지출되는 큰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
대표적 학원인 메가스터디의 경우 ,
2022 년 연간매출은 8 천 359 억원이며 ,
영업이익은 1 천 353 억원이었다 .
웬만한 대기업에 육박하는 규모다 .
평균대졸자의 6%정도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비극적구조의 원인도 결국은 ‘돈 ’ 이다 .
높은대학진학율에 비해 효율성은 지극히 낮은 비 경제적 시스템인 것이다 .
현재 한국의 대학진학율은 평균 80%다 .
영국 50%,
독일 50%,
미국 44%,
프랑스 40%에 비해 놀라운 수치다 .
왜 이들 선진국들은 대학진학율이 이렇게 낮을까 .
대표적인 대답은 ‘임금격차 ’ 가 없기 때문이다 .
고졸자의 경우 4 년간일하면 상당한 전문직이 되어 임금이 높아지며 대졸자의 수준을 넘어설수 있다 .
따라서 학문을 하기위한 이유가 아니라면 굳이 대학에 가지않는다 .
대학 4 년대신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 수입에서 대졸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킬러문항배제나 카르텔을깨는 것은 그 방향은 옳지만 지엽적인 문제다 .
근본은 임금격차를 줄이고 높은임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사교육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다 .
아울러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
일류대입학 , 대기업취업이라는 단 하나의 사다리에 매 달리다 떨어지면
인생 종치는게 현재 한국의 비극적 구조다 .
그래서 , 이제 제 3 의 길을 모색해 보자 .
지금 나이 50 세인 김중후씨는 3 평 남짓한 가게에서 핸드백과 가방을 수리하는 수선공이다 .
그런데 이 가게는 겉보기와 그 속은 전혀 다르다 .
그는 세계톱브랜드인 루이비통과 구찌같은 수입제품만 수리한다 .
수리할 물건을 맡기면 빨라도 1 개월은 기다려야 하며 수리비도 부르는게 값이다 .
그런데도 일감은 계속 밀려든다 .
왜 그럴까 .
그의손과기술을 거치면 그 어떤 물건도 완전히 새것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엇이든 잘 고치는 손재간이 뛰어난 아이 ’ 였다 .
집이 가난해 학원은 근처에도 못 가보고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방수리가게에 취직했다 .
그리고 10 년간 기술을 배운후 독립했다 .
지금 그의 수입은 대기업최고연봉보다 훨씬높다 .
김중후씨의 뛰어난 손재주는 하늘이 그에게 주신 천부 (天賦 )다 .
이 세상에 천부가 없는 사람은 없다 .
단지 발견이 안돼 사장될 뿐이다 .
생각이 있는 부모라면 , 신중하게 아이의 천부를 살펴야 한다 .
단 하나의 불안한 사다리에 매 달리면 안된다 .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되도록 진로지도를 해야한다 .
천부가 직업이된 사람이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
천부는 경쟁력이 크기 때문에 성공확율이 높고 큰돈이 따라온다 .
그래서 부모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바뀌어야 한다 .
명분과 실속을 구분할줄 알아야 한다 .
명분을 쫓다 루저가 되는것도 , 실속으로 부자가 되는것도 결국은 선택의 문제다 .
사교육을 극복하려면
당사자들의 잘못된 가치관이 바뀌어야한다 .ㅡ yorowon.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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