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월의 접시꽃 / 淸草배창호
초록의 화색이 하늘 바다를 견주려 하는
이맘때 담벼락을 잇댄 고만고만한
바르르 눈시울을 떨게 하는
접시꽃이 단비와 같은 이웃이 되었습니다
산 뻐꾹새 울음소리가 낯설지 않게
가시처럼 돋아난 그리움을 풀어내고
보리밭 이랑에는 만삭의 감자꽃이
주렁주렁 시절 인연을 반기려 합니다
졸졸 흐르는 돌 개천이 그렇듯이
날로 격식을 차리는 숲의 비명은
분수처럼 쏟아지는 기적소리와 같은
장단의 득음을 놓는 미려美麗한 그대입니다
꽃 속에 달달한 바람이 일듯
산기슭 잔솔밭에 풀물의 융단이
풍요롭고 단순한 사랑의
신록 예찬속에는 유월의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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